[FF14] 별의 아이

오르히카 2016. 9. 12. 00:30
 오랜만의 눈이 내리는 날이 아닌 맑은 날이었다. 하늘에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한 손에는 따뜻한 음료를 들고 밖의 계단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하늘색에서 빨갛고 노랗게, 이윽고 분홍색으로 변해버리더니 어느새 검어져 있었다. 그 검은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누군가가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오르슈팡이겠지. 생각하며 별을 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생각이 정답이었는지 어깨에 담요가 덮이고, 털썩 하고 그가 옆에 앉았다. 나는 그를 한 번 보고는 별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벗이여, 계속 나와있었을텐데. 춥지 않는가. "

 답을 대신에 품 안에 갖고있었던 술병을 꺼내 흔들었다. 한 잔 할래? 라는 말 또한 잊지 않았다. 사양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그는 손을 나에게로 뻗었다. 한 모금 마시고 술병을 그에게로 건넸다. 그도 한 모금 마시는가 싶더니 병을 옆에 내려놓았다.

별이 참 예쁘군.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아름다운 밤이었다. 예쁜 별과, 밝은 달. 그리고 말없이 오고가는 술 속에서 분위기는 무르익어만 갔다.

" 별을 보고있자니 떠오르는군. 우리는 모두 별의 아이라고 하네. "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몸의 구성성분 중 하나는 별이 만들어질 때 일어나는 현상에서 만들어진 물질중 하나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였을 수도 있고, 지금에서야 그 하나였던 것이 둘이 되어 다시 만난 걸 수도 있다며 그는 웃어보였다.

 로맨틱한 소리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에게 입을 맞췄다. 분위기 때문일수도 있고, 술기운 때문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듣고나니 입맞춤을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계속 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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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나/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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