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4] Halloween

오르히카 2017. 11. 3. 02:01

※ 3.0 이후 / 수호천절 관련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성인들이 천상의 궁전에 초대받아 밤마다 성대한 잔치를 벌이느라 성인의 가호가 약해져 마물들이 날뛴다는 수호천절이지만 요새에는 모험가가 성인을 대신해 마물을 잡는 바람에 수호천절은 축제가 되어버렸다는 말이 있다.



 도시의 구석구석에는 호박이 놓이고, 박쥐 장식들과 유령, 거미줄 장식 등이 마을을 장식했다. 신난 어른이건 아이건, 라라펠부터 루가딘까지 마물과 유령의 분장을 하고 도시의 곳곳에 나온 터에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도차 알아보기 힘들었다. 




 유령 옷을 입었지만 입고 싶어서 입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알고있던 사람들이 많아진 터에 입을 옷이 이것밖에 없었던 것 뿐이다. 지난 해에는 그렇지 않았었는데... . 라며 눈 앞의 기예단을 응시했다. 마물인 것을 작년에도 들켰으면서 올해도 기예단으로 오다니. 정성만은 칭찬해줄만 하다며 생각하던 도중,  귓가에 사람들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글쎄, 수호천절에 죽은 자들이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면서? "


 죽은 자들이 내려온다라. 만약 진짜로 그렇다면 아주 좋은 그 사람이 내려왔으면 좋겠는데. 괜히 발로 땅을 두어 번 찼다. 유령 옷 아래로 낯익은 쇠구두가 보였다. 


 ' ....? ' 


 이런 신발을 신을 사람들은 이슈가르드의 사람들이거나 커르다스의 사람들. 아니면 그 사람이었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수호천절이라고 하니 마물들이 습격해왔을 가능성도 있었다. 고개를 들었다. 눈 앞의 사람 또한 유령 옷을 입고 있어서 누구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목소리 또한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석에서 유령 옷을 벗고 대화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나는 내 눈앞의 그에게 손짓했다.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구석진 곳이어서 그럴까. 훨씬 조용해진 듯 싶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 그래서 커르다스나 이슈가르드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


 대답을 대신하듯 그는 얼굴이 보이도록 유령 옷을 걷어올렸다. 걷어올려진 하얀 천 아래로 웃고 있는 입꼬리와 시리듯이 푸른 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을 가진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고개를 저었다. 내 앞의 당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신호라도 되듯이 나는 두 팔을 벌려 서있는 눈앞의 그에게 뛰어 달려들었다. 당신이 넘어졌다. 나는 그것을 보며 웃었다.



 넘어져 풀밭에 드러누운채로 나는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찾아왔냐고. 그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수호천절에는 죽은 이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돌아다닐 수 있으니 자신의 정체를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유령 옷을 입고 내려왔고 수호천절 기간 동안에는 지상에서 머물 수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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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나/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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