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히카'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7.11.03 [FF14] Halloween
  2. 2016.09.30 [FF14] 재회
  3. 2016.09.12 [FF14] 별의 아이
  4. 2016.08.11 [FF14] 꽃
  5. 2016.08.07 [FF14] 서류
  6. 2016.07.08 [FF14] 따뜻함

[FF14] Halloween

오르히카 2017. 11. 3. 02:01

※ 3.0 이후 / 수호천절 관련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성인들이 천상의 궁전에 초대받아 밤마다 성대한 잔치를 벌이느라 성인의 가호가 약해져 마물들이 날뛴다는 수호천절이지만 요새에는 모험가가 성인을 대신해 마물을 잡는 바람에 수호천절은 축제가 되어버렸다는 말이 있다.



 도시의 구석구석에는 호박이 놓이고, 박쥐 장식들과 유령, 거미줄 장식 등이 마을을 장식했다. 신난 어른이건 아이건, 라라펠부터 루가딘까지 마물과 유령의 분장을 하고 도시의 곳곳에 나온 터에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도차 알아보기 힘들었다. 




 유령 옷을 입었지만 입고 싶어서 입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알고있던 사람들이 많아진 터에 입을 옷이 이것밖에 없었던 것 뿐이다. 지난 해에는 그렇지 않았었는데... . 라며 눈 앞의 기예단을 응시했다. 마물인 것을 작년에도 들켰으면서 올해도 기예단으로 오다니. 정성만은 칭찬해줄만 하다며 생각하던 도중,  귓가에 사람들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글쎄, 수호천절에 죽은 자들이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면서? "


 죽은 자들이 내려온다라. 만약 진짜로 그렇다면 아주 좋은 그 사람이 내려왔으면 좋겠는데. 괜히 발로 땅을 두어 번 찼다. 유령 옷 아래로 낯익은 쇠구두가 보였다. 


 ' ....? ' 


 이런 신발을 신을 사람들은 이슈가르드의 사람들이거나 커르다스의 사람들. 아니면 그 사람이었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수호천절이라고 하니 마물들이 습격해왔을 가능성도 있었다. 고개를 들었다. 눈 앞의 사람 또한 유령 옷을 입고 있어서 누구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목소리 또한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석에서 유령 옷을 벗고 대화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나는 내 눈앞의 그에게 손짓했다.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구석진 곳이어서 그럴까. 훨씬 조용해진 듯 싶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 그래서 커르다스나 이슈가르드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


 대답을 대신하듯 그는 얼굴이 보이도록 유령 옷을 걷어올렸다. 걷어올려진 하얀 천 아래로 웃고 있는 입꼬리와 시리듯이 푸른 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을 가진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고개를 저었다. 내 앞의 당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신호라도 되듯이 나는 두 팔을 벌려 서있는 눈앞의 그에게 뛰어 달려들었다. 당신이 넘어졌다. 나는 그것을 보며 웃었다.



 넘어져 풀밭에 드러누운채로 나는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찾아왔냐고. 그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수호천절에는 죽은 이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돌아다닐 수 있으니 자신의 정체를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유령 옷을 입고 내려왔고 수호천절 기간 동안에는 지상에서 머물 수 있다고도 말했다. 


 

'오르히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재회  (0) 2016.09.30
[FF14] 별의 아이  (0) 2016.09.12
[FF14] 꽃  (0) 2016.08.11
[FF14] 서류  (0) 2016.08.07
[FF14] 따뜻함  (0) 2016.07.08
Posted by 푸나/별별
,

[FF14] 재회

오르히카 2016. 9. 30. 23:21
 모험가는 태어났을때부터 자연스럽게 에테르의 색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보는 세계는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그가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사랑했다.

 모험가는 그의 동료들이 가지고 있는 에테르의 빛과 색을 좋아했다. 때로는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정도였다. 어떤 이의 에테르의 색은 그의 머리색을 닮았고, 또 다른 이의 에테르는 그가 가진 굳은 신념과도 같이 빛났다. 마치 보석과도 같은 색과 빛이라고, 모험가는 종종 생각하고는 했다.

 빛이 꺼지고 있었다.

 웃는 얼굴이 좋다며 희미하게 웃던 얼굴의 당신의 빛이. 소녀가 눈밭에서 얼어붙지 않길 바라던 또 다른 당신의 빛이. 천천히 꺼져가는 것을 바라보던 나는 차마 그 빛이 완전히 어딘가로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모험가는 그들이 다시 이 세계를 찾아오기를 빌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세상은 평화로워지고 영웅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찾아왔다. 영웅이었던 모험가는, 사랑했던 벗의 무덤을 찾아가기 위해 커르다스로 향했다.

 눈밭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기사놀이라도 하고있는 것일까, 나무 칼과 방패를 장비한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잊혀져가던 에테르의 색을 발견했다. 아아.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씩 떨어졌다. 우는 모습에 아이들이 그를 둘러쌌다.

 " 왜 울어요? "

 그리운 기억이 생각났단다. 익숙한 에테르의 색을 가진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눈높이를 낮춰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물었다. 어떤 기사가 되고싶니. 하고 말이다.

 아이는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 백성과 친구들을 지키는 기사가 될 꺼에요. 아주 좋은. 그런 기사가요! "

 너는 여전히 반짝였다. 나는 그런 너를 보며 웃었다. 아이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 그리고 ㅡ는 웃는 모습이 훨씬 예뻐요! "

 나는 그런. 작은 너를  꼭 껴안았다.

 이슈가르드로 향했다. 그 곳에서 멀지 않은 눈밭에서 나는 용과 함께 놀고있는 소녀를 보았다. 용의 옆에는 작은 눈사람이 세워져있었고. 눈밭임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추워하지 않았다. 용이 피워준 작은 모닥불이 소녀 옆에서 따스하게 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녀는 웃고있었다. 소녀의 에테르 빛이 얼음 결정에 반사된 햇살처럼 찬란하게 반짝였다.

 나는 안심했다.

 오늘 하루는 우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 꼬리가 올라가는 건 왜일까. 나는 생각했다.

'오르히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Halloween  (0) 2017.11.03
[FF14] 별의 아이  (0) 2016.09.12
[FF14] 꽃  (0) 2016.08.11
[FF14] 서류  (0) 2016.08.07
[FF14] 따뜻함  (0) 2016.07.08
Posted by 푸나/별별
,

[FF14] 별의 아이

오르히카 2016. 9. 12. 00:30
 오랜만의 눈이 내리는 날이 아닌 맑은 날이었다. 하늘에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한 손에는 따뜻한 음료를 들고 밖의 계단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하늘색에서 빨갛고 노랗게, 이윽고 분홍색으로 변해버리더니 어느새 검어져 있었다. 그 검은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누군가가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오르슈팡이겠지. 생각하며 별을 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생각이 정답이었는지 어깨에 담요가 덮이고, 털썩 하고 그가 옆에 앉았다. 나는 그를 한 번 보고는 별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벗이여, 계속 나와있었을텐데. 춥지 않는가. "

 답을 대신에 품 안에 갖고있었던 술병을 꺼내 흔들었다. 한 잔 할래? 라는 말 또한 잊지 않았다. 사양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그는 손을 나에게로 뻗었다. 한 모금 마시고 술병을 그에게로 건넸다. 그도 한 모금 마시는가 싶더니 병을 옆에 내려놓았다.

별이 참 예쁘군.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아름다운 밤이었다. 예쁜 별과, 밝은 달. 그리고 말없이 오고가는 술 속에서 분위기는 무르익어만 갔다.

" 별을 보고있자니 떠오르는군. 우리는 모두 별의 아이라고 하네. "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몸의 구성성분 중 하나는 별이 만들어질 때 일어나는 현상에서 만들어진 물질중 하나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였을 수도 있고, 지금에서야 그 하나였던 것이 둘이 되어 다시 만난 걸 수도 있다며 그는 웃어보였다.

 로맨틱한 소리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에게 입을 맞췄다. 분위기 때문일수도 있고, 술기운 때문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듣고나니 입맞춤을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계속 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르히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Halloween  (0) 2017.11.03
[FF14] 재회  (0) 2016.09.30
[FF14] 꽃  (0) 2016.08.11
[FF14] 서류  (0) 2016.08.07
[FF14] 따뜻함  (0) 2016.07.08
Posted by 푸나/별별
,

[FF14] 꽃

오르히카 2016. 8. 11. 01:16
 오늘도 문을 열고 너에게로 달려갔다.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는 너의 품에는 꽃이 한 가득 안겨져있었다.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이 아름답다 느꼈다.

 " 오오, 모험가. 점점 더 듬직해지는군. 아주... 좋아...! "

 오늘도 오르슈팡은 변함없는걸. 그리 말하며 책상에 걸터앉았다. 그런데 웬 꽃이냐고 말하자 그가 답했다.

 " 자네를 위해 기른 꽃일세! "

 추운 커르다스에서 꽃을 기르기 힘들었을텐데 생각외로 꽃들의 상태는 꽤 좋은 편이였다. 그러나 꽤나 의외인 꽃의 조합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백합에 장미에 캐모마일을 닮은 꽃이라니.

 범상치 않은 조합인걸. 하자 그는 허둥지둥 자신도 이상한 걸 알고있다고 말했다.

 " 그래도 이걸 자네에게 주고싶었다네. "

 그는 꽃다발에서 장미 한송이를 꺼내 내게 건네었다.

 " 이건 아제마 장미라는 품종인데, 태양신 아제마가 아주-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네. 자네에게 낮에는 태양신의 가호가. "

 뒤이어 백합을 꺼내며 그는 말을 이었다.

 " 니메이아 백합. 마찬가지로 별의 신이 좋아하는 꽃이라네. 밤에는 별의 신의 가호가. "

 그리고 캐모마일을 닮은 꽃을 그는 집어들었다.

 " 이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한다네. 전쟁신 할로네가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지. 싸움에는 전쟁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빌며. "

 그는 뒤이어 꽃다발을 내게 건넸다. 나는 꽃에 파묻히는 것만 같았다. 그런 나를 보며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잘 어울리는 군! 나는 놀리지 말라고 하며 그를 외면했다.

 꽃을 받아 둘 곳이 없어 평소보다 일찍 그의 집무실을 나왔다. 추운 바람이 볼을 스쳐 지나갔다. 그 와중,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 곳으로 귀를 기울였다.

 " 글쎄, 그 오르슈팡님이. 꽃을 포장하시며 일일히 꽃에 입 맞추고 있었다는걸! "

 괜히 나는 꽃다발에 얼굴을 묻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커르다스의 추위는 더 이상 춥지 않았다.

'오르히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Halloween  (0) 2017.11.03
[FF14] 재회  (0) 2016.09.30
[FF14] 별의 아이  (0) 2016.09.12
[FF14] 서류  (0) 2016.08.07
[FF14] 따뜻함  (0) 2016.07.08
Posted by 푸나/별별
,

[FF14] 서류

오르히카 2016. 8. 7. 00:25
 오늘도 어김없이 책상 위에는 서류가 쌓여있었다. 이걸 할 시간에 훌륭한 근육과 탄탄한 육체미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착실히 서류를 집어들었다. 곧이어 사각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오르슈팡은 조금 빡빡해진 눈을 비볐다.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오늘은 들리지 않을 예정일까. 언제나 제 책상을 뛰어넘어 저에게로 달려오는 벗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가끔씩 다한 서류를 젖은 발로 밟는 경우도 있었으나, 제 벗의 미안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으니 서류를 다시 하는 것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서류위에 제 벗의 이름을 반복해서 쓰고있었다. 아무래도 좀 정신을 차리고 오는 게 좋을거 같아 그는 검을 집어들고 자리를 비웠다. 뭐니뭐니해도 정신을 차리는데에는 수련만한게 없었다.

 " 오르슈팡...! "

 어라, 어디로 갔지. 고개를 휘휘 돌려보아도 보이지 않는 모습에 그는 시무룩해졌다. 그리고 서류를 밟고있는 제 발에 기겁했다.

 몇 개정도 빼놔도 들키지 않을까. 젖은 서류를 집어들며 모험가는 고민했다. 그 순간, 서류에 쓰여진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번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제 이름이었다.

 툭. 젖은 서류가 바닥에 떨어졌다. 못 볼것이라도 본 것인양 얼굴이 붉어졌다.

난 못 본거야. 젖은 발자국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오르히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Halloween  (0) 2017.11.03
[FF14] 재회  (0) 2016.09.30
[FF14] 별의 아이  (0) 2016.09.12
[FF14] 꽃  (0) 2016.08.11
[FF14] 따뜻함  (0) 2016.07.08
Posted by 푸나/별별
,

[FF14] 따뜻함

오르히카 2016. 7. 8. 16:19
오늘도 커르다스는 추웠다.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닌 탓일까. 이미 입은 옷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이대로 냅두면 분명 동상에 걸릴 것이 분명했다. 불러내어 두었던 초코보 위에 올라타 걸음을 재촉했다.

" ... 오르슈팡? "

젖은 옷을 말릴까 싶어 들어온 네 집무실에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바쁜 모양이었다. 이야기정도는 나누고싶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벽난로 앞에 앉았다. 눈을 꽤 많이 맞고 돌아다닌 탓일까. 불 앞인데도 으슬으슬 추워오는 게 느껴져 몸을 웅크렸다.

" ... ? "

눈 앞에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잔이 내밀어졌다. 영문을 몰라 위를 올려다보니 네가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젖은 너도 좋지만, 그래도 역시 건강한 네가 좋으니까! "

마주 웃으며 네가 내민 잔을 받아들었더니 머리 위로 폭신한 수건이 내려앉았다. 가만히 있게나. 이대로 있으면 감기로 걸릴게 틀림없어. 하고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나는 그 말을 따랐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조심스레 매만지는 손길과 손에 쥐여진 따뜻한 음료 한잔에 몸이 점점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깜빡 졸았다고. 후에 오르슈팡이 말해주었다.

'오르히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Halloween  (0) 2017.11.03
[FF14] 재회  (0) 2016.09.30
[FF14] 별의 아이  (0) 2016.09.12
[FF14] 꽃  (0) 2016.08.11
[FF14] 서류  (0) 2016.08.07
Posted by 푸나/별별
,